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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를 지금까지 15년 정도 해왔습니다. 주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한 펀드나 리츠 등의 자산을 운영 관리하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작은 꼬마 빌딩에서부터 대형 오피스 빌딩까지 다양한 부동산을 현업에서 경험하면서 나름대로 전문성을 가지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연말에 파크원 개발 프로젝트에서 나오면서 커리어 전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부동산과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영역인 프롭테크 분야로 이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롭테크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사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를 하다 보면 반복되는 업무에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처음에 잘 모르고 하던 일도 매년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져 가기 마련입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

그래도 일을 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찾기가 어려워지는 시기가 올 때마다 책을 쓰거나 자기계발을 통해서 그런 때를 잘 넘겨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정말 제대로 잘 하는 전문가인가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산관리나 부동산 운영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잘 설명할 수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겨워도 될만큼 충분히 알고 있는가 하는 자문을 해봤던 것입니다. ​

그런 고민과 생각을 하다가 내가 하는 일이 결국은 부동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고 그사람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라는 것을 늦게 깨달았습니다. 그전까지는 그저 보고서를 잘 쓰고 임차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예산을 수립하고 그에 맞게 부동산을 운영하는 게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는 단편적인 접근 방식으로 업무를 해왔었습니다. 그러다 관점을 바꾸고 나니 어떻게 하면 부동산이라는 공간 안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뒤돌아 보니 그동안 운영하던 부동산에서 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결국 자산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서비스들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것을 보면서 오피스 빌딩에도 그런 서비스를 도입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해외의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이미 프롭테크가 부동산 운영과 관리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프롭테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약 2년 정도 전이니 그때는 프롭테크라는 용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현업에 있는 사람들도 프롭테크라는 단어가 아직까지는 낯선 용어이기는 합니다. ​

그렇게 호기심에 조금씩 자료를 찾아보고 해외에 있는 회사들을 리서치 하면서 오피스 앱을 만드는 프롭테크 회사들에게 직접 연락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프랑스에 있는 한 회사의 대표와 연락이 닿게 되었고 마침 아시아 출장을 오는 길에 직접 만나기까지 했습니다. 프랑스 사람인 그는 아시아 먼 곳에서 부동산을 하는 사람이 자신이 만들고 있는 서비스에 공감하고 연락을 해서 만났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도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

그래서 국내에 부동산 운영에 활용할 수 있는 오피스 빌딩 앱을 들여올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지인들을 통해 그 회사가 오피스 앱에 대한 PT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 프랑스 회사는 일본과 호주에 이미 진출을 했고 한국에 진출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좋은 결과는 없었지만 프롭테크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져 갔습니다. ​

그런 일련의 일들을 통해 잠시 쉬는 동안에 저의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40대 초반의 나이에 조금 더 연봉을 높여 지금과 비슷한 일을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하느냐 아니면 스타트업이나 마찬가지인 프롭테크 분야로 방향을 틀 것이냐의 고민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사업을 하는 것과 같은 위험을 감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 커리어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일과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매우 고민이 되기는 했습니다.​

휴식 기간도 어느 정도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이 돼서 결국 저는 마음이 가는 곳인 프롭테크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결정을 했던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무엇보다도 제가 하고자 하는 프롭테크 분야에서 지금껏 제가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를 하면서 습득한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커리어를 전환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하는 일은 결국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롭테크라는게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이라는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분야로 가는 것이 아니라고 판단을 했습니다.

​또, 프롭테크가 앞으로 부동산의 메가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제가 입사를 했을 당시인 2004년 도만 해도 구글 지도로 전 세계를 볼 수 있는게 신기했고, 지금 이름이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콩나물이라는 지도를 활용하고 엑셀을 활용해 보고서를 만들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호갱노노나 디스코 같은 휴대폰 앱을 통해서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은 그보다 더 빨리 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빠른 흐름에 먼저 타보고 직접 느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이직을 결심하게 된 큰 요인입니다. 아마 이 글을 몇 년뒤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 동안의 변화에 대해서 다시 한번 놀라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롭테크라는 신조어가 이제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닌 익숙한 용어로 부동산 시장에 자리매김을 할 것입니다. 얼마 전 부동산 팟캐스트를 듣는데 상업용 부동산 1세대 선배님들이 2000년대 초반 부동산 펀드라는 용어가 생소할 때 시작을 해서 지금은 대체 투자의 한 분야로 성장시킨 모습을 보면서 바로 지금이 프롭테크에 있어서는 2000년대 초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롭테크라는 분야가 아직은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고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분야입니다. 예전에 선배님들께서 상업용 부동산 분야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일이 처음부터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일이었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저는 지금 그 시작점에 서있을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 체계를 잘 만들어 가는 일을 잘 하기만 한다면 개인적인 발전은 물론 부동산 시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직한 이야기가 사실 별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을 하는 것은 혹시라도 부동산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할 때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저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

개인적으로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연히 성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다른 방향으로 간다고 해도 먼저 앞서가본 경험이 저에게는 큰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앞으로 프롭테크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새로운 지식들과 정보를 계속해서 공유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프롭테크가 새로운 분야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에 활용하던 방식을 기술을 통해 조금 더 편리하게 바꿔나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부동산의 한 분야이고 새롭게 혁신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으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에도 전문 인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프롭테크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더 오래 살 것이고 기술의 변하는 생각보다 빠르다는 것을 프롭테크 분야에 와보니 느낄 수 있습니다. 변화를 분명히 보게 될 것입니다. ​

한 직장인의 개인사에 대한 글이지만 부동산업계에서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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