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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가치는 무엇으로 구성될까? 여러 가지 방식이 있겠지만 임대료와 관리비 같은 숫자로 환산되는 가치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이렇게 계산되는 가치 외에 감성적인 가치 즉, 임차인 경험을 통해서 창출되는 가치도 있다. 물론 계산할 수 없고 수치화 할 수 없지만 그만큼 중요한 가치다. 예를 들어, 내가 사용하는 빌딩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재계약시 다른 곳으로 이전 할 가능성이 생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불만도 줄어들고 시설을 잘 사용하여 이를 관리하는 비용도 줄어들고 인력의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분명 가치가 있는 일인데 실무자와 사용자만이 느낄 뿐이다.

요즘은 건축 기술도 좋아지고 우수한 입지에 좋은 프로젝트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차별화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경쟁자들 보다 나은 것을 찾는다면 임차인 경험을 증대시키는 방향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직 그 변화를 감지하고 따라가기에는 몇 가지 제약 사항들이 존재한다. 지금은 어떤 일들이 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은지 생각해 봤다.

경쟁력이 떨어진 기존의 방식

1) 임차인과의 교류 금지
오피스 빌딩을 운영하는 PMer 들이나 소유자들은 대개 임차인들끼리 교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모이면 분명히 불만들을  이야기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요구 사항이 많아 질 것이란게 주된 이유다. 괜히 피곤해 지는데 나서서 임차인을 모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혹시라도 임대조건이라도 유출이 되면 괜한 트집이 잡힐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임차인들과의 교류를 금지한다. 

2) 모바일은 불편
아직까지 오피스 빌딩 운영은 모바일과는 거리가 멀다. 방문객이 들어오면 종이로 접수하여 처리하는 곳이 많다. 불편 접수는 전화를 하거나 지나가는 미화 여사님을 통해 전달한다. 불편 접수하기가 불편하다. 그런 마당에 내가 접수한 불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조차 기대하지 않는다. 또, 모바일 서비스를 구축하더라도 이 시스템과 저 시스템이 호환되지 않는다. 편하자고 만들었지만 사용자도 불편하고 관리자도 불편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

3) 비용 절감 운용
우리 나라 대형 빌딩들의 많은 부분이 투자 회사의 소유다. 부동산을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이다. 소유자에 따라 전략은 다르겠지만 가장 손쉽게 돈을 버는 것은 지출을 하지 않는 방법이다. 돈을 쓰지 않고 서비스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지만 대개 불가능하다. 그래서 새로운 서비스 제공이나 시도는 잘 하지 않는다. 그저 가지고 있는 동안 무탈하게 배당하고 운용 하다가 매각 하면서 발생하는 차익을 거두어 들이는 방식은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그런 배경으로 대형 빌딩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하는 일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래서 소유자의 마인드나 신념이 그래서 중요하다.

그들이 원하는 것

1) 임차인 경험
빌딩이 대형화 되고 그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은 더 새롭고 좋은 경험을 원한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고 좀 더 쾌적한 근무 환경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이제 오피스 빌딩의 근무하는 사람들은 많은 인원을 투입하면 생산성이 높아 지는 제조업이 아니라 그 보다 적은 사람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회사의 이윤을 창출한다. 그 공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부동산 공급자가 해야할 일이다.

2) 디지털 네이티브
빠른 기술의 발달은 세대간의 격차를 벌려놨다. 이제 밀레니얼 세대를 넘어 태어나면서 부터 디지털 환경을 접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노동인력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산업의 의사 결정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다.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방식을 잘 따라잡지 못한다. 내가 써보니까 불편한 것인데 디지털 네이티브들도 불편할 거라 짐작한다. 디지털 기술을 부동산에 활용하는 것을 꺼려한다. 그래서 부동산 운영쪽에는 디지털 서비스의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중개 플랫폼들이 눈부시게 성장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앞으로 자산운영 분야에서도 디지털로 통합되는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이다.

3) 일과 네트워킹의 방식
이제는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처럼 네모난 큐비클에 앉아 일렬로 일하는 방식은 고루해 졌다. 사무실이 없어도 일을 할 수 있고, 적은 돈으로 전세계에 있는 공유 오피스를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사람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영업하는 네트워킹의 방식도 달라졌다. 온라인을 통해 마케팅을 하고 같은 관심사 때로는 완전히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도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과거의 일과 네트워킹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도 이에 맞춰 변화를 해야 한다.

 

부동산의 가치는 분명 숫자로 표현되어야 한다. 내가 말한 감성적 가치도 그 숫자에 이미 반영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임차인의 경험이 부동산 가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만은 변함이 없다. 특히,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이라면 임차인의 경험의 수준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빌딩 고유의 브랜드가 있고 퇴근 후 내가 일하는 곳에 대해 가족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라면 뭔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게 분명하다. 나는 일하러 회사에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오피스 빌딩에도 가는 것이다. 그 회사가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서비스는 빌딩에서 제공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기 힘들다. 다시 말하면, 빌딩의 운영자가 제대로 된 임차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줘야 한다.

부동산을 투자하고 운영하고 관리하는 일을 결국 사용자인 임차인을 위해서다. 그렇지만 업무별로 분업화해서 일을 하다보면 궁극적인 목적인 사용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동일한 목적을 함께 공유하며 일할 때 부동산 자산의 가치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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